인사이트 · 칼럼
쇼츠 시리즈와 인스타그램 90분 영상, 숏폼 다음의 수익화는 어디에 있나
지난 28일 유튜브는 숏폼을 연재물로 묶는 '쇼츠 시리즈'를 내놓았고, 이튿날에는 인스타그램이 최대 90분짜리 가로형 영상을 시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두 플랫폼이 같은 방향, 즉 '더 길고 더 오래 머무는 콘텐츠'를 가리키고 있지만, 크리에이터에게 약속하는 보상의 구조는 크게 다르다. 이번 칼럼에서는 두 발표를 나란히 놓고, 콘텐츠 산업 종사자가 읽어야 할 세 가지 지점을 정리한다.
1. 쇼츠 시리즈: 일회성 숏폼을 '쌓이는 자산'으로
지디넷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쇼츠 시리즈는 여러 쇼츠 영상을 하나의 연재물로 묶는 기능이다. 크리에이터는 시즌과 에피소드를 구분해 구성할 수 있고, 시청자는 다음 에피소드로 끊김 없이 이어서 볼 수 있다. 멤버십 가입자만 볼 수 있는 에피소드도 지원되며, 시청자가 화면을 벗어나지 않고 바로 가입하도록 모바일 경험도 몇 주 안에 개선될 예정이다.
유튜브가 이 기능의 근거로 내세운 숫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튜브가 공개한 자료를 인용한 같은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의 숏폼 드라마 조회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0% 이상, 시청 시간은 100% 이상 늘었다. 한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16개 시장 전체로는 조회수와 시청 시간이 모두 70%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기준으로는 올해 상반기 숏폼 드라마 조회수가 65억 회를 넘었다. 또 유튜브가 제시한 자료로는 전체 조회수의 40%가 영상을 올린 지 30일이 지난 뒤에 발생한다.
마지막 숫자가 핵심이다. 숏폼은 지금까지 '올리는 순간의 반응'이 전부인 소모형 콘텐츠로 여겨졌다. 그런데 연재 구조로 묶이면 과거 에피소드가 검색과 추천을 통해 계속 새 시청자에게 도달한다. 즉 쇼츠 시리즈는 숏폼에 '스톡(stock)형 자산'의 성격을 입히려는 시도다. 다만 이 수치는 플랫폼이 직접 공개한 자료라는 점은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한국의 증가율(130%)과 아태 16개 시장 전체의 증가율(70% 이상)은 서로 다른 수치다.
2. 인스타그램 90분: 길이는 늘었지만 보상은 아직 '이르다'
같은 기사 흐름에서 인스타그램의 움직임은 결이 다르다. 지디넷코리아가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를 인용해 전한 바로는, 인스타그램은 최대 90분 길이의 가로형 영상을 미국 일부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시험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긴 영상의 일부를 릴스로 올려 이용자를 전체 콘텐츠로 이끌 수 있다. 라이브 방송을 릴스 탭에 노출하는 방안, 스마트폰을 TV 재생용 리모컨으로 쓰는 기능도 도입이 예정되어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그동안 장편 영상 도입에 반대해 온 인스타그램 책임자 아담 모세리가 입장을 바꿨다고 인정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수익화다. 유튜브처럼 광고 수익의 일부를 창작자에게 나누는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인스타그램은 일부 크리에이터에게 장편 영상 제작 자금을 직접 지원하고 있고, 브랜드와 팬, 인스타그램을 통한 수익, 콘텐츠 성과에 따른 보상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장기 수익화 모델을 공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비대칭을 읽을 수 있다. 영상이 길어지면 플랫폼은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얻는다. 반면 제작자는 기획과 촬영, 편집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쓴다. 보상 구조 없이 길이만 늘어나는 구간에서는 늘어난 제작 부담이 창작자에게 먼저 돌아간다. 이는 보도에서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두 사실을 겹쳐 본 필자의 해석이다. 또한 이 시험은 미국 일부 크리에이터에 한정되어 있어 국내 적용 여부와 시점은 알려진 바 없다.
3. 수익이 있는 쪽도 문은 좁아진다
그렇다면 수익화 구조가 이미 있는 유튜브는 안전한가. 꼭 그렇지는 않다. 유튜브는 지난 8월 파트너 프로그램 개편안을 발표했고, 2027년 2월 1일부터 신규 가입 기준이 높아진다. 신규 채널은 최근 365일 유효 시청 시간 8,000시간, 또는 최근 90일 유효 쇼츠 조회수 2,000만 회를 채워야 한다. 기존 기준은 4,000시간, 1,000만 회였다. 이미 가입한 채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쇼츠 수익 구조에도 조건이 붙는다. 같은 날부터는 최근 90일 쇼츠 조회수가 1,000만 회 이상일 때 쇼츠 광고와 구독 수익이 배분된다. 기준에 못 미쳐도 파트너 자격은 유지되고 롱폼으로 수익을 낼 수 있으며, 다시 기준을 넘으면 쇼츠 수익 배분이 자동으로 재개된다. 유튜브는 기준 미달 채널을 위해 쇼핑 보너스와 브랜드 협업 인센티브 같은 별도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세부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했다.
정리하면 두 플랫폼의 차이는 '수익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유튜브는 배분 구조와 규칙이 공개되어 있어 계산이 가능하지만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길이와 형식에서는 길을 열고 있으나 수익 배분 규칙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크리에이터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얼마를 버느냐보다, 제작비를 회수할 구조를 예측할 수 있느냐다.
실무자를 위한 네 가지 체크포인트
첫째, 숏폼 기획을 '한 편'이 아니라 '시즌'으로 설계해야 한다. 쇼츠 시리즈는 연재 구조를 전제로 하고, 과거 에피소드의 장기 노출이 수익의 핵심이다. 숏폼 드라마나 교육, 지식형 콘텐츠처럼 연속 시청이 자연스러운 장르가 먼저 이 구조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둘째, 플랫폼별 역할을 나눠야 한다. 수익 규칙이 확정되지 않은 곳은 발견과 팬 접점의 채널로, 규칙이 공개된 곳은 수익의 중심축으로 두는 식이다. 한 플랫폼에 제작비 회수를 모두 맡기는 설계는 위험하다.
셋째, 장편 제작은 회수 구조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제작 지원이 일부 크리에이터에게만 주어지는 단계에서 장편으로 확장하면 수익 없이 비용만 커질 수 있다.
넷째, 2027년 2월의 문턱을 미리 가정해야 한다. 신규 진입자는 기준이 두 배가 되고, 기존 채널도 쇼츠 수익 배분 조건을 90일 단위로 점검받게 된다. 광고 수익 외에 쇼핑, 브랜드 협업, 멤버십 같은 수익원을 일찍부터 쌓아 두는 것이 안전하다.
맺으며
쇼츠 시리즈와 90분 영상은 모두 '숏폼의 다음'을 말하지만, 경쟁의 본질은 길이가 아니라 보상 구조다. 플랫폼이 시청 시간을 얻는 만큼 창작자가 무엇을 얻는지가 앞으로 콘텐츠 산업의 지형을 가를 것이다. 업계는 새 기능이 나올 때마다 '무엇을 만들 수 있나'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으로 어떻게 비용을 회수하나'를 함께 물어야 한다.
참고 자료
- 지디넷코리아, 한국도 숏폼 드라마에 푹…유튜브, '쇼츠 시리즈' 도입 (2026.10.28)
- 지디넷코리아, '90분 영상 올려도 광고 수익 없다'…인스타그램 수익화 '시끌' (2026.10.29)
- 지디넷코리아, 유튜브로 돈벌기 어려워진다…신규 크리에이터 수익화 문턱 2배↑ (2026.8.11)
- 대표 이미지: Detail .co,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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