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이제 프로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져야 할 시간

7 Mar 2025

크리에이터, 이제 프로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져야 할 시간


크리에이터는 단순한 콘텐츠 제작자를 넘어 하나의 공식 직업군으로 자리 잡았다. 이 변화를 가장 먼저 읽은 건 국세청이다. 2019년, 국세청은 디지털 크리에이터를 위한 업종코드를 신설하며 체계적인 세원 관리를 시작했다. 인적 또는 물적 시설을 갖추지 않고 혼자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는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로, 스태프를 고용하거나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경우 ‘미디어 콘텐츠 창작업’으로 분류했다. 이는 크리에이터의 활동 규모와 특성에 맞춰 세무 체계를 세분화한 첫 걸음이었다.


2020년 6월 ‘신종업종세정지원센터’가 설립되며 본격화된 지원은 단순히 세금을 걷는 차원을 넘었다. 크리에이터에게 세무 신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새로운 경제 활동에 대한 세원 관리의 필요성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국세청의 집중 조준 대상은 명확하다. 엑셀방송 BJ의 가공 인건비, 사이버레커 유튜버의 해외 소득 은닉 등 유해 콘텐츠와 결합된 탈세 행위다. 이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동시에 세법을 교묘히 회피해 온만큼, 세무 당국의 단속은 더욱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해외 플랫폼을 통해 외화로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에게는 여전히 숙제가 많다. 유튜브나 틱톡으로부터 USD를 수령할 때마다 환전 시점과 세금 신고 시점의 괴리, 증빙 자료 관리의 복잡성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국세청은 CRS(국제 금융정보 공유)를 통해 해외 계좌 정보를 추적하고 있지만, 개인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대응은 필수다. 다행히 유튜브 공식 파트너 MCN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외화 수령부터 원천징세 신고, 국내 세금 계산까지 프로세스를 일괄 관리함으로써 창작자가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MCN의 역할은 세무 신고의 편의를 제공하는 데 그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MCN에 모든 것을 맡기기 전에 크리에이터 스스로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업종코드의 분류 기준, 부가가치세 신고 여부, 해외 소득 관리 방법 등 기본적인 세무 지식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세청이 2019년 업종코드를 신설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창작자 스스로가 프로로서의 책임을 인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단순히 콘텐츠 조회수나 구독자 수에만 매달리던 시대는 지났다. 수익 구조의 투명성, 세법 준수, 사회적 책임까지 고민할 때 진정한 ‘프로 크리에이터’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한 세무 문제를 개인이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세무사나 회계사와의 상담을 통해 세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MCN과의 계약에서도 세무 처리 방식을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 국세청이 유해 콘텐츠 창작자들을 겨냥한 세무조사에 나선 것은 단속이 목적이 아니다.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되찾고, 올바르게 성장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미 MCN이 손을 내밀었고, 국세청은 가이드라인을 놓고 기다린다. 이들의 지원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스스로를 단단히 무장할 때다.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법과 세무에 대한 책임도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그 무게를 견디는 이만이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프로다.


관련 기사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23/0002354288?sid=101


#크리에이터 #유튜버 #뉴미디어 #소득세 #세무 #탈세 #M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