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UUM 상장 폐지가 시사하는 MCN의 미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25 Feb 2025


UUUM 상장 폐지가 시사하는 MCN의 미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UUUM의 상장 폐지가 MCN 산업의 몰락을 의미하는가? 최근 일본 최대 MCN 기업인 UUUM이 상장 폐지를 결정하면서, “MCN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기반으로 성장했던 MCN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본질을 놓친 해석일 수 있다. UUUM의 상장 폐지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보다 빠르고 유연한 경영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기존 MCN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이며,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일본의 대표적인 MCN 기업인 UUUM은 2023년 9월, 프리크아웃 홀딩스(FreakOut Holdings)에 의해 자회사로 편입되었으며, 이후 프리크아웃은 UUUM의 완전 자회사화를 추진하여 2025년 2월 17일을 기점으로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프리크아웃은 디지털 광고 및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및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UUUM을 인수했다. UUUM은 일본 최대의 유튜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프리크아웃의 광고 기술 및 데이터 분석 역량과 결합할 경우 광고주 대상의 타겟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MCN이 단순한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를 넘어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에서, 프리크아웃의 기술력은 UUUM의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UUUM의 상장 폐지는 단순한 후퇴가 아니다. 이는 보다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비상장 전환을 선택한 것이다. 상장 기업은 단기 실적 압박과 주주들의 기대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는 데 제약이 많다. 그러나 비상장 기업이 되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욱 자유로워진다. 최근 발표된 UUUM의 재무 실적을 보면, 2024년 5월 분기 매출은 521억 엔으로 전 분기 대비 증가하였으며, 주당순이익 또한 6.18엔에서 32.02엔으로 상승했다. 이는 단순한 위기 대응이 아니라, 사업 확장과 수익 모델 개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일본의 야후 재팬 또한 상장사를 비상장 자회사로 전환하며 보다 유연한 의사결정을 추진했던 사례로 꼽힌다. 야후 재팬은 이 전략을 통해 라인(LINE)과의 대규모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UUUM 또한 크리에이터 IP와 콘텐츠 비즈니스 확대라는 장기적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같은 전략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터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기존 MCN 모델이 광고와 브랜드 협업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크리에이터의 개별 브랜딩이 강화되고, 플랫폼 정책 변화에 따라 수익 구조가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크리에이터와 플랫폼 사이의 협상력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MCN이 단순한 크리에이터 관리자로 남는다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광고 수익 중심의 기존 모델이 한계를 보이는 가운데, 브랜드 협업, 커머스, IP 비즈니스 등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서도 MCN은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네트워크인 CAA(Creative Artists Agency)나 WME(Williams Morris Endeavor) 등도 크리에이터와의 단순한 계약 관계에서 벗어나, 직접 IP를 개발하고 제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인플루언서 기반 브랜드가 증가하면서, 크리에이터를 단순한 미디어 채널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MCN이 단순한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기보다, IP 및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해야 함을 시사한다.


기획형 크리에이터 모델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가 아니라, IP와 커머스를 포함한 종합 콘텐츠 비즈니스 전략이다. 아이돌 기획사처럼 크리에이터를 기획하고 육성하는 방식으로, 단순한 광고 기반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MCN은 기존의 인플루언서 영입 방식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터를 직접 기획하고 육성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신인 크리에이터의 브랜딩, 콘텐츠 기획, 팬덤 구축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크리에이터가 단순히 개별적인 브랜드가 아니라, 독자적인 콘텐츠 IP를 가질 수 있도록 MCN이 주도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을 넘어 OTT, 영화, 웹툰 등 다양한 영역으로 IP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굿즈, 디지털 콘텐츠, 멤버십, 온라인 강의 등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커머스 모델을 강화해야 한다. 플랫폼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 성과 데이터를 분석하여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적화 전략을 제공해야 한다. 브랜드 협업, 광고 집행, 콘텐츠 기획 등의 과정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MCN은 단순한 크리에이터 에이전시를 넘어 콘텐츠 기업, IP 비즈니스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MCN이 단순한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히 광고와 브랜디드 콘텐츠에 의존하는 모델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변화하지 않는 MCN은 도태될 것이고, 변화하는 MCN만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크리에이터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MCN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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